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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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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스토리

시선을 사로잡는 예쁜 모양에 반하고, 코를 자극하는 향긋한 냄새 때문에 두 번 반하고, 달콤한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맛있는 과육 때문에 세 번 반하게 되는 과일. 바로 ‘천상의 과일’이라 불리는 복숭아다.
본격적인 복숭아 수확 철을 앞두고 유기농 복숭아로 올가 마이스터의 자리에 오른 영덕 나래농산 김현상 대표의 농장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복숭아를 만나보았다.

“나무가 건강해야지요,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홍조를 띤 소녀의 말간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복숭아는 정말 맛있는 과일이다. 하지만 재배하기가 어렵고 과육이 무르기 때문에 저장성도 떨어지고 유통도 어렵다. 그야말로 손이 정말 많이 가는 까다롭기 짝이 없는 과일 중에 하나다. 특히 유기농 재배는 굉장히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벌레와 병과 지난한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김현상 대표는 2006년 무농약으로 전환한 후, 2009년에 본격적인 유기농을 시작했다.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해도 친환경자재도 별로 없었고 농사 요령도 부족해 힘들었지만, 지금은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자재 쓰는 요령도 생기고 복숭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져서 수확량도 늘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가 그 동안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깨달은 가장 중요한 사실은 당장 눈에 보이는 병해충을 잡는 것보다 나무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복숭아나무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어요. 나무 자체의 내성을 길러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무가 건강해지면 자연스럽게 병해충도 줄어들어요. 내가 키우는 작물에 대해 철저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작물의 습성에 맞추어가며 농사를 지어야 해요.”



secret point

복숭아,
천연 피로회복제와 해독제


복숭아는 좋은 점을 엄청나게 열거할 수 있는 과일 중 하나다. 우선 칼로리가 100g 기준 34kcal 밖에 되지 않는다. 수분과 식이섬유는 많은데 지방과 칼로리가 적으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C와 무기질이 아주 풍부하다. 비타민C가 체내 유해산소 생성을 억제해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복숭아는 나트륨 배출에 효과적이라는 칼륨도 아주 많이 들어 있다. 또한 복숭아에 들어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주어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흡연자라면 복숭아와 친하게 지내면 좋다. 복숭아에는 주석산, 사과산, 구연산 등 다양한 유기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유기산이 니코틴을 제거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아스파라긴산도 많이 들어 있어 음주 후 복숭아는 최고의 해장 음식이다.

복숭아는 껍질에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폴리페놀 성분 등 영양소가 풍부해 껍질까지 먹는 것이 좋다. 유기농 복숭아의 경우 안심하고 껍질까지 먹을 수 있어 좋다.

나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세심하게 읽어 낸다

김현상 대표의 지론은 “사람의 노력이 나무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이 하는 일을 도와 나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제공하는 것. 그것이 바로 농부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유기농은 농약 한 번 치면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을 일일이 노동력을 동원해 손으로 해야 할 때가 많다. 김 대표는 처음에 저농약 농사를 시작으로 무농약 인증을 받고 완전 유기농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진딧물이라는 놈을 잡기가 너무 어려웠다. 결국 잡는 방법을 알아내기는 했으나, 진딧물은 없어졌다가도 끊임없이 계속 생겼다. 처음에는 방제차를 타고 친환경제재를 뿌렸는데 진딧물이 잘 잡히지가 않았다. 나중에 그 이유를 파헤쳐 보니, 복숭아 잎은 가늘고 긴데다가 축 쳐져 있어 잎 뒤까지 잘 묻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방제차를 포기하고 손으로 일일이 잎 뒤에 약제 처리를 해야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가 배운 것은 나무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농사는 70%는 자연이 하고, 30%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30%가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할까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땅이 스스로 일하게 하라

유기농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당연히 순식간에 밭이 풀 천지가 되어 버린다. 김 대표는 풀을 일일이 베어 낸다. 하지만 풀이 키가 작을 때는 베지 않는다. 키 큰 풀이 올라오지 못하게 키 작은 풀만 일부러 키우지도 않는다. 가능한 다양한 풀이 자라도록 내버려 두며, 그 풀이 키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그냥 방치한다. 그래야 풀에 유기물이 많아져 나중에 베어 냈을 때 복숭아나무가 자라는 밭을 비옥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풀이 너무 많아지면 풀이 복숭아나무가 먹어야 할 영양분을 빼앗아 먹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풀이 다시 땅으로 돌아가 땅이 비옥해지면 그때는 자연스럽게 풀과 나무가 경쟁 관계가 아닌 서로 돕는 관계가 된다고 한다.
김 대표는 퇴비에 유기질 비료를 넣어서 풀도 먹고 나무도 먹을 수 있게 해 준다. 풀과 나무가 공생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땅에 무항생제 우분을 발효시킨 퇴비를 제공한다. 여기에 화학비료 대용인 유박(식물의 종자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을 넣어 유기물 함량을 높여 준다. 청어액비나 미역액비 같은 것도 나무의 생육 상태를 잘 관찰하면서 살포해 준다. 미생물 배양액 같은 것은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땅이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으면 토착미생물이 많아져서 일부러 미생물 배양액을 넣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잠시도 쉴 틈이 없는 1년 농사

영덕은 일조량이 풍부해 복숭아를 기르기 좋은 곳이다. 온대성 작물인 복숭아가 자라기에 온도도 적당하다. 태백산맥이 있어 일교차도 적당하고, 동해바다 내륙풍과 해풍도 불어온다. 당도나 병해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도 적게 내리는 편이라 영덕의 복숭아는 알도 굵고 생육 기간도 긴 편이다. 김 대표는 약 5500평 규모의 땅에서 20여 종의 복숭아를 생산한다. 판매용 과일을 생산하지 않는 땅에서는 꾸준히 새로운 품종 실험도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유기농 사과밭을 인수해 유기농 사과 농사에도 도전하고 있다.
김현상 한영화 부부는 겨울 가지치기를 시작으로 복숭아 농사의 시작을 알린다. 2~3월에는 월동 병해충 소독과 눈 파는 작업을 하고, 3월에는 석회유항합제, 4월 꽃 피기 전에는 석회보르도용액을 살포한다. 농약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병해충 방제를 위해 석회보르도액이나 유황 등 친환경제재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지속적으로 사용해 주어야 한다. 이런 일을 하면서 꽃도 솎아 준다. 5월에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적과 봉지 작업을 해 주고, 여름부터 9월까지 수시로 가지치기를 해주면서 수확 작업을 한다. 그리고 9월에 수확이 끝나면 퇴비를 주면서 땅 만들기 작업을 한다.

올가 마이스터의 빛나는 꿈

올가는 2008년부터 우리나라 유기농업을 모범적으로 이끌고 있는 생산자들을 올가 마이스터(OLGA Meister, 친환경 명장)으로 선정하고 있다. 김현상 대표는 2011년 복숭아 부문 올가 마이스터로 선정된 농부다. “유기농은 일반 관행 농사보다 3~5배 이상의 노력이 더 들어요. 사람 손이 많이 가다 보니 인력도 더 많이 들지요. 자재 값도 비싼데, 수확량은 적어요. 그러니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들은 또 너무 비싸면 선뜻 구입하지 않지요. 유기농을 선택한 이후 저는 끊임없이 고품질 다수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건강한 과일을 많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보다 힘들게 농사를 짓고 있는 그의 머릿속에는 언제 힘겹게 만들어 낸 건강한 과일을 부담 없이 맛있게 먹어 줄 소비자가 있다. 그는 유기농을 선택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언제인지를 묻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내 새끼에게 껍질째 복숭아를 먹일 수 있을 때”라고 답한다. 그만큼 자신이 기른 작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신의 아이가 농사를 지었으면 좋겠다는 김 대표는 현재의 농장 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립시키고 전국 최고 수확량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가 키우는 대한민국 최고의 복숭아만큼이나 반짝반짝 빛나는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카드 스토리

  •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나래농산의 복숭아 밭에는 풀이 가득하다.
    다양한 종류의 풀은 일정 수준으로 자라면 베어 내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한다.

  • 2011년 복숭아 부문 올가 마이스터로 선정된 김현상 대표와 그의 부인 한영화 씨.
    김 대표에게 부인은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농사 파트너다.

  • 김 대표 부부는 겨울 가지치기를 시작으로 1년 내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복숭아 밭을 돌본다.

  • 복숭아는 장마가 끝난 후 본격적인 뜨거운 여름이 시작된 7월 중하순 이후에 수확한 것이 맛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복숭아를 초가을까지 수확한다.

  • 복숭아는 장마가 끝난 후 본격적인 뜨거운 여름이 시작된 7월 중하순 이후에 수확한 것이 맛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복숭아를 초가을까지 수확한다.

  • '고품질 다수확'을 추구하는 김 대표의 꿈은 좋은 복숭아를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복숭아로 전국 최고 수확량달성을 목표로 일하고 있다.

  • 유기농으로 키운 복숭아는 안심하고 껍찔째 먹을 수 있어 좋다.

  • 화학 농약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병해충 방제를 위해
    석회보르도액이나 유황 등의 친환경제재를 상황에 맞게 사용한다.

  • 5월에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적과 봉지 작업을 해 준다.

  •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복숭아.
    복숭아는 피로회복과 해독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 유기농 과수 농사의 핵심은 스스로 병해충을 이길 수 있는 힘이 강한 건강한 나무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 영덕은 일조량도 풍부하고 온도도 적당하며 해풍도 불어와 복숭아를 키우기 좋은 곳이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약 20여 종의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다.

  • 복숭아나무가 자라는 땅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
    토착미생물들이 자연스럽게 활동하기 때문에 굳이 미생물 배양액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 유기농은 병해충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복숭아를 얻기 위해
    일반 관행 농사보다 인력도 더 필요하고 3-5배의 노력이 더 든다.

글을 쓴 전은정은 '목수책방'이라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자연, 생태, 농업 관련 책들을 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먹거리에 늘 관심이 많다.

사진. 나무스튜디오(민희기) /
일러스트. 박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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